이 봇을 만든 이유
월요일 아침마다 나는 경쟁사 12곳의 홈페이지와 앱스토어를 하나씩 열었다. 뭘 새로 냈는지, 어디가 크게 바뀌었는지 보려고. 탭을 서른 개쯤 띄우고 세 시간을 쓰고 나면, 정작 기억에 남는 건 두세 건이었다.
그러다 생각했다. 이걸 매주 사람이 하는 게 맞나. 사람이 놓칠 걸 뻔히 알면서.
그래서 내가 제일 자주, 제일 지겹게 하던 일부터 자동으로 돌리기로 했다.
뭐가 문제였나
경쟁사를 매주 들여다보는 일이 힘든 데는 이유가 있었다.
볼 곳이 너무 많다. 국내 8곳, 해외 4곳, 각각 웹·iOS·안드로이드. 합치면 매주 36군데다. 한 사람이 따라갈 양이 아니다.
뭐가 중요한지 안 보인다. 사소한 디자인 수정과 핵심 요금 인하는 무게가 전혀 다른데, 손으로 훑으면 둘 다 그냥 "바뀜"으로 보인다.
그래서 뭘 하라는 건지 없다. 동향만 모으면 그냥 보고서다. 우리가 다음에 뭘 할지로 이어지지 않으면 읽고 잊힌다.
어떤 기능을 넣었나
맨 위 한 줄 요약. 이번 주 경쟁 상황을 한 줄로 정리하고 위험도를 매긴다. 바쁜 사람이 30초 만에 "오늘 뭐가 제일 급한가"만 알 수 있게.
중요한 변화만 추리기. AI가 각 동향을 1~10점으로 매겨, 그냥 잡음과 진짜 챙겨야 할 변화를 갈라 준다. 점수 낮은 건 참고만 하고, 높은 것만 팀이 본다. 알림에 지치지 않게 하려는 장치다.
요금 바뀌면 자동으로 잡기. 매주 요금제를 모아 두고 지난주와 비교해 달라진 가격을 찾아낸다. 일본·태국·미국·유럽·베트남처럼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 기준으로 본다. eSIM 시장에서 가격이 제일 빨리 움직이기 때문이다.
평점과 업데이트 속도. 경쟁사 앱의 주간 평점 변화와, 기능을 얼마나 빠르게 내놓는지를 따라간다. 최근 한 달이 그 전 한 달보다 빨라졌는지 느려졌는지가 한눈에 보인다.
디자이너가 코드 쪽으로 한 발
이건 내가 기획부터 만들고 배포까지 직접 한 첫 사내 도구다.
평소엔 화면을 그려서 넘기면 끝이었는데, 이번엔 그게 매주 알아서 돌아가게 만드는 데까지 갔다. 자료를 검색해 모으는 부분, AI에게 시킬 지시문, 슬랙으로 보내는 연결, 정해진 시간에 저절로 실행되게 하는 것까지. AI의 도움을 받으니 디자이너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대단한 개발자가 되려는 게 아니다. 내가 짠 게 진짜 돌아가는지 직접 확인하고, 안 되면 바로 손볼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지금
유심히는 매주 월요일 오전 9시 30분에 슬랙 채널로 자동으로 온다. 팀이 출근하면 리포트가 이미 와 있다.
다음엔 팀이 "이건 중요", "이건 아님" 하고 준 피드백을 학습하게 하고, 경쟁사 앱 리뷰를 우리 고객 문의와 이어 보려 한다.
봇이 경쟁사를 읽는 사이, 사람은 사용자를 본다.